법인 통장에서 대표님 개인 용도로 나간 돈, 정리는 하셨나요? 회계상 “가지급금”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채로 몇 년째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익잉여금을 계획 없이 쌓아두면 안 되는 이유를 말씀드리면서 가지급금 이야기를 잠깐 언급했는데, 오늘은 그 가지급금을 정리하는 방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려 합니다. 특히 2026년 법인세율 인상을 앞두고 있다면, 가지급금 정리는 미룰수록 부담이 커지는 문제입니다.
가지급금, 정확히 무엇인가요
가지급금은 법인이 실제로 지출했지만 그 용도나 귀속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자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 돈이 나가긴 했는데, 아직 회사 비용으로 확정하지 못한 돈”입니다. 대표이사나 특수관계인에게 흘러갔지만 정식 급여, 배당, 대여금 약정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지급금이 자주 생깁니다
- 법인카드로 개인 용도 지출을 하고 별도 정산을 하지 않은 경우
- 증빙 없이 대표이사 개인 계좌로 자금을 이체한 경우
- 대표이사 개인 채무나 세금을 법인 자금으로 먼저 처리한 경우
- 초기 설립 단계에서 운영자금이 부족해 임시로 대표가 자금을 빼서 쓰고 되돌리지 못한 경우
가지급금을 방치하면 세금이 두 번 붙습니다
가지급금이 무서운 이유는 “돈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정리하지 않고 방치할 때 세금이 이중으로 붙는 구조 때문입니다.
인정이자, 어떻게 계산되나요
세법은 가지급금을 특수관계자에게 무상 또는 저리로 빌려준 것으로 보고, 정상적인 이자(인정이자)를 받은 것처럼 간주해 법인세를 매깁니다. 계산 기준은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당좌대출이자율 방식: 국세청이 정한 이자율(현재 연 4.6%,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기준)을 적용
- 가중평균차입이자율 방식: 법인이 실제로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들의 평균 이자율을 적용
한 번 계산 방식을 선택하면 이후 사업연도에도 계속 같은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 처음 신고할 때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지 미리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가지급금이 1억 원이고 당좌대출이자율(4.6%)을 적용한다면, 연간 인정이자는 약 460만 원으로 계산되고, 이 금액은 법인의 익금(수익)으로 잡혀 법인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대표이사가 이 이자를 실제로 법인에 내지 않으면, 그 금액은 대표이사의 상여로 처분되어 개인 소득세까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26년 법인세율이 오르면 부담이 더 커지는 이유
지난 2026 세제개편 글에서 말씀드렸듯, 2026년부터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이 오릅니다. 인정이자로 잡히는 금액도 결국 법인의 과세소득에 더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율이 오른 만큼 가지급금을 방치했을 때 법인이 부담하는 세금도 함께 늘어납니다. 지금까지는 “어차피 얼마 안 되는 금액”이라 미뤄뒀던 가지급금이라도, 세율 인상 이후에는 체감되는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수관계자 판단과 소명 문제도 함께 따라옵니다
가지급금은 세무조사에서 대표이사나 특수관계인에게 자금이 부당하게 유출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는 대표적인 항목입니다. 배우자, 직계존비속, 지배주주 등 특수관계인에게 나간 자금이라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될 수 있고, 자금 출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증여세 문제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 돈을 잠깐 빌려 쓴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복잡한 문제로 커지는 이유입니다.
가지급금,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가지급금은 한 번에 없애는 것보다, 회사 상황에 맞는 경로를 골라 계획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급여·상여 조정: 향후 급여나 상여를 지급할 때 가지급금 상환분으로 정산하는 방법
- 배당을 통한 정리: 배당가능이익이 있다면 정식 배당 절차를 거쳐 자금을 지급하고 가지급금과 상계
- 퇴직금 정산 활용: 퇴직 시점에 퇴직금으로 가지급금을 정산하는 방법 (단, 퇴직 시점까지 방치하면 그만큼 인정이자가 계속 누적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 대표이사 개인 자산 활용 상환: 개인 자산을 매각하거나 여유 자금으로 직접 상환
- 분할 상환 약정 체결: 이자율과 상환 일정을 정한 금전소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절차를 명확히 하는 방법
어떤 방법을 쓰든 핵심은 “언제, 얼마를, 어떤 절차로 정리했는지”를 문서로 남기는 것입니다. 이사회나 주주총회 의사록, 금전소비대차 계약서처럼 근거가 남아 있어야 나중에 세무조사에서도 소명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지금 확인해두면 좋은 체크리스트
- 현재 법인 장부상 가지급금 잔액이 얼마인지
- 인정이자 계산 방식(당좌대출이자율/가중평균차입이자율) 중 어떤 것을 적용해왔는지
- 인정이자를 실제로 법인에 납부해왔는지, 아니면 상여로 처분되고 있었는지
- 특수관계인에게 나간 자금이 있는지, 있다면 소명 자료가 준비되어 있는지
- 올해 안에 정리 가능한 금액과, 여러 해에 걸쳐 나눠야 하는 금액을 구분했는지
결론: 금액보다 시점과 근거가 먼저입니다
가지급금은 금액이 크지 않다고 안심할 문제가 아닙니다. 정리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날수록 인정이자가 누적되고, 2026년 법인세율 인상까지 겹치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지금 장부상 가지급금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고, 정리 방법과 시점을 세무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보시길 권합니다.
Q. 가지급금 인정이자는 무조건 내야 하나요? A. 특수관계인에게 가지급금이 발생하면 세법상 인정이자를 계산해 법인의 익금으로 반영합니다. 실제로 이자를 납부하지 않으면 해당 금액이 대표이사 상여로 처분되어 개인 소득세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가지급금 인정이자율은 얼마인가요? A.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하는 경우 현재 연 4.6%(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기준)이며, 법인이 실제 차입금의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선택해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Q. 가지급금은 어떻게 정리하나요? A. 급여·상여 조정, 배당, 퇴직금 정산, 개인 자산을 활용한 상환, 분할 상환 약정 체결 등의 방법이 있으며, 회사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 절차와 근거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